[교사 휴직하고 대학원 가기] #2. 연수 휴직 관련 법률

(너무 글이 심심해 보여서 사진을 넣었다 ㅋㅋ)

아무리 휴직하고 대학원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우리의 신분은 공무원이다.

법이 허용하지 않으면 못간다.

휴직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교육공무원법 제44조(휴직)[1]를 살펴보면 대학원과 관련된 항목이 두 개 있다.

제1항 제5호. 학위취득을 목적으로 해외유학을 하거나 외국에서 1년 이상 연구 또는 연수를 하게 된 경우.

제1항 제8호.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 등에서 연수하게 된 경우.

보통 5호를 '유학휴직', 8호를 '연수휴직'이라 부른다.

휴직 기간은 교육공무원법 제45조(휴직기간 등)[2]를 보면 된다.

제1항 4호. 제44조제1항제5호의 사유로 인한 휴직 기간은 3년 이내로 한다. 다만, 학위취득을 하려는 경우에는 3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제1항 7호. 제44조제1항제8호의 사유로 인한 휴직 기간은 3년 이내로 한다.

유학휴직이든, 연수휴직이든 휴직 기간은 3년 이내지만 유학휴직은 연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이하다.

어쨌든 국내 대학원을 가는 나는 3년이다.

이정도는 임용시험을 준비한 사람들이면 이런 게 있었다는 게 기억날 것이다.

보통 석사는 2년 과정이기 때문에 2년 휴직을 신청하면 된다.

앞으로는 연수휴직에 대해서만 얘기하겠다.

법은 원래 원칙만 서술하고, 자세한 규정은 교육공무원 청원휴직 심사기준을 살펴봐야한다.

각 시도교육청별로 따로 정하지만 내용은 거의 똑같다.

매년 내용이 업데이트되니까 따로 파일을 첨부하지는 않겠다.

구글에 '교육공무원 청원휴직 심사기준'이라고 검색해보자!!!

1. 기준

연수휴직은 청원휴직이기 때문에 교육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1-1. 아무 전공이나 진학할 수는 없다.

수학 교사가 수학과, 통계학과 등으로 갈 수는 있지만, 영어교육과, 철학과 같은 전혀 상관없는 전공으로 가는 경우에는 허가가 안된다.

1-2. 석사 이상의 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대학원 석사, 박사 과정은 되지만 대학을 한 번 더 다니는 건 휴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1-3. '교원 수급 및 예산을 고려하여 휴직 여부를 허가함'

이라고는 하지만 무시해도 된다.

일단, 교원 수급 문제는 기간제 교사할 사람이 넘치고 넘치기 때문에 무시.

봉급이 전혀 지급 안되기 때문에 예산 문제도 무시.

반대로 얘기하면 봉급이 일부 지급되는 다른 청원 휴직은 예산을 이유로 허가가 안날 수도 있다.

1-4. 실 교육경력 n년 이상 (n >= 0)

몇몇 교육청에서는 경력이 있어야 허가를 해주기도 한다.

요구하는 기간이 길진 않지만 어쩔 수 없다.

각 교육청 재량이다.

2. 봉급

일단 봉급이나 수당이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

단, 성과급은 딱 한 번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2017년 2월까지 근무하고 2017년 3월부터 연수휴직을 하면,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근무한 것에 대한 성과급을 2017년 상반기에 받을 수 있다. 당연히 2018년에는 받을 수 없다. 2017년에 월급 두 번과 성과급을 받았기 때문에, 2018년 1월에 연말정산을 해야된다.

그러면 생활비는??

알아서 해결해야 된다.

그런데 공무원 신분은 유지되기 때문에 영리활동은 금지된다.

장학금을 받던지, 모아놓은 돈을 쓰던지, 대출을 받던지.

기관장의 허락을 받고 대학원 근처 학교에 시간강사나 방과후 강사를 할 수는 있지만 휴직의 목적[3]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겸직허가를 안해줄 수도 있다.

겸직허가는 학교장 재량인데 함부로 허가해줬다가 본인에게 불똥이 튀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안해주면 그만이다.

학원 강사를 하거나 과외를 하는 건 불법이다.

결론은... 알아서.

3. 휴직 기간

3-1.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신청은 1년만하고 1년 연장, 6개월 연장, 6개월 연장, 총 3년도 가능하다.

학기의 시작과 끝을 맞추도록 권장한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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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 2017. 3. 2.

법에는 없지만 교육청 지침 내용 중에 '휴직의 목적달성 가능성을 고려'라고 하는 내용이 있는 시도 교육청이 있다.

석사 과정을 위한 휴직인데 한 학기나 1년만 휴직을 신청할 경우, 석사 학위를 받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휴직이 불허될 수있다.

즉, 반드시 2년을 신청해야될 수도 있다.

시도교육청마다 다를 수 있고, '고려'하라고 했지 '반드시'라고 안했으니까 허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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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어떤 종류의 휴직이던지 휴직 사유가 소멸하면 그 즉시 기관장에게 보고를 하고 복직해야 한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연수휴직은 대학원 재학 중(미수료)일 때만 사용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휴직을 3년 신청하고 석사를 입학했다고 가정하자.

대부분 2년이면 과정이 끝나고 수료를 한다. 학위를 받고 졸업할 수도 있고 못했을 수도 있다.

(서울대에서는 수료는 했는데 졸업을 못한 대학원생을 '연구생'이라고 부른다. 연구생도 돈을 조금 내고 학교에 등록을 한다.)

2년이 지나고 수료를 했다면 논문을 못써서 학위를 못받았다고 남은 1년을 사용할 수는 없다.[5]

'수료=복직' 이다.

박사과정도 보통 2년이면 수료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는 석사 과정에 2년반, 지금 박사과정으로 2년반을 썼고 앞으로 반년이 더 남았다.

이건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답은... 수료를 안(못)하면 된다.

보통 학점만 채우면 수료 기준은 만족할 수 있는데, 학점을 안채우면 된다.

(서울대 경우에는 학점을 채워도 수료를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수료를 안했기 때문에 등록금을 일부(초과학기 등록시, 정규학기 등록금의 1/2) 내야한다는 점이다.

정리하면,

수료를 하면 무조건 복직해야한다.(수료한 사실을 숨기고 있으면 징계 대상이다.)

복직하기 싫으면 수료를 미루고 등록금을 내면서 재학생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

3-3. 연수휴직은 최대 3년인데 나는 어떻게 5년이 넘는 휴직을 할 수 있었을까?

다시 교육공무원법 제45조(휴직기간 등)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휴직 기간은 3년 이내지만, 재직 기간 중 휴직 가능한 횟수나 기간에 대한 조항은 없다.

교육청에서 나오는 여러 지침에도 찾아볼 수 없다.

제44조제1항제9호 간병휴직은 제45조제1항제8호에서 '1년 이내로 하되 재직기간 중 총 3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돼있다.

제44조제1항제12호 자율연수휴직은 제45호제1항11호에서 '1년 이내로 하되 재직기간 중 1회에 한한다.'고 규정돼있다.

이처럼 총 횟수나 총 기간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분명히 명시한다.

하지만 연수휴직은 횟수나 총 기간 제한이 없다.

평생 연수휴직을 쓰면서 석사학위 15개 정도 따는 것도 가능하다.

왜???  봉급을 전혀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경제적 독립이 이렇게 삶의 주도권을 가지는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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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 2017. 3. 2.

세종시 교육청의 지침을 찾아보면 연수휴직도 '재직 중 1회에 한한다'는 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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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실제 나의 경험

처음에는 석사만 하려고 휴직을 2년 신청했다.

그런데 박사 진학을 계획하게 되면서 석사 졸업을 미뤄야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6개월 연장을 하려고 하니까 교육청에서

"연장하는 6개월은 논문 작성을 위한 것 아니냐. 논문 작성을 위해 휴직하는 것은 허가할 수 없다."

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3-2에서 언급한 수료한 상태에서 휴직을 하려는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러다가 내가 

"수료는 하지 않았다. 재학생 신분이다." 라고 설명했지만 그래도 대답은 교육청의 대답은 "안된다." 였다.

"등록을 하든 안하든 논문쓰려고 휴직하는 거 아니냐. 그런 휴직은 허가할 수 없다."

교육청은 '논문을 쓰기 위한 휴직'이라는 표현에 집착해서 내 얘기를 들어쳐먹을 생각을 안했다.

이런 논리면 석사 입학 자체가 논문을 쓰기 위한 과정이니까 애초에 연수휴직 자체가 허가해줄 수 없는 휴직이다.

수많은 전화 통화 끝에 교육청에서 GG를 치고 내 법률 해석을 인정했다.

6개월 연장 성공!!

정리 : 수료하면 휴직이 안된다. '논문을 쓰기 위한 휴직'이란 '수료 후' 라는 말이 앞에 생략된 거다.

그다음 관문은 박사 과정을 위해 한 번 더 연수휴직을 신청하는 것이다.

3-3에서 얘기했지만 연수휴직은 횟수나 기간의 제한이 없다.

하지만 교육청의 해석은 '(재직 기간 중 총) 3년' 이었다.

이번에도 열심히 따졌다.

담당 주무관이 교육부와 행정자치부까지 문의한 결과 

이런 내용의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박사 3년 추가!! 총 5년 6개월의 휴직이 완성된다.

4. 휴직의 합목적성

휴직은 목적과 맞게 사용해야한다. 

휴직 사유와 맞지않는 행동을 하면 복직 명령이 떨어진다.

실제 교육청 공문들에 있는 사례 중에서 기억나는 두 가지만 소개하겠다.

• 간병 휴직을 신청하고 대학원을 다니는 경우
• 질병 휴직을 신청하고 해외여행을 아주 많이 다니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휴직 사유와 명백히 맞지 않기 때문에 복직하라는 명령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럼 연수휴직 중에 해외 여행을 일주일 정도 다녀오는건 가능할까? Yes!! No!!!! (수정 2017. 7. 8.)

상식적인 선에서 과하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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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017. 7. 8.

연수휴직 중 해외여행이 가능한가 여부에 대해서 다시 글을 썼습니다.

여기서 다시 확인 부탁드리고 잘못된 내용을 전달한데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2017/07/08 - [대학원] - [교사 휴직하고 대학원 가기] #8. 휴직 중 해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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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인정, 호봉 인정, 연금 납부 등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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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 2017. 2. 15.

휴직을 허가해주지 않는다는 댓글을 보고 내용을 조금만 추가합니다.

어떤 종류든 허가를 한 번 내주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허가를 내주고 말고를 규정이 아니라 담당 공무원 생각에 따라서 판단한다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원은 비슷한 종류가 반복되기 때문에 보통 이전의 비슷한 사례를 바탕으로 처리를 합니다.

연수휴직을 신청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저처럼 수료를 연기하면서 연장하거나 한 번 더 신청하는 경우에는 시군교육지원청이나 시도교육청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첫 반응은 더욱 더 보수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걸 이해했습니다.

'조건에 만족하면 허가를 해줘야한다.'고 해석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휴직은 권리입니다.

만약에 담당자가 헛소리를 하면 정확하게 규정과 법규의 항목들을 하나 하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민원을 제기해야 합니다.

두리뭉실하게 '될거 같은데...' 이렇게 얘기하면 씨알도 안먹힙니다.

시도교육청에 전화하는 건 당연하고 홈페이지에 글도 쓰고, 국민신문고에도 민원제기하고, 노조에도 얘기하고 다 안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휴직 허가와 관련해서는 교육지원청, 시도교육청에 전화도 10여통 걸고(나중에는 시도교육청 주무관님이 이름을 외우심), 홈페이지에 글도 너댓개 쓰고, 다른 이유지만 국민신문고에 글도 써봤습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싸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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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공무원법 제44조, 국가법령정보센터

[2] 교육공무원법 제45조, 국가법령정보센터

[3] 휴직을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 복직이 되는 건 물론 징계도 받을 수 있다.

[4] 복직 직전 방학 기간에 월급 좀 받겠다고 복직 신청을 하는 양아치 짓은 하지말자. 나를 대신해서 일해주는 기간제 교사나 학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5] 이런 상황을 교육청 문서에는 '논문 작성을 위해서 휴직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된 공문들은 구글에 검색해보면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