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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시험에 합격하고 대학원을 가면 맘 편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교원 임용 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은 합격 후의 미래를 꿈꾼다.


그것들은 무조건 안정적인 정년 보장된 공무원의 미래일 수도 있고,

방학마다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유 있는 삶일 수도 있고,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초롱초롱한 눈빛의 학생들과 재밌는 학교생활일 수도 있고,

누구든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수업 실력을 가진 교사일 수도 있다.


나는... 위에 저것들을 모두 다 꿈꿨다 ㅋㅋㅋㅋ

승진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고 남들과 다른 교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게 수학교육과도 아닌 수학과 대학원을 갈만한 충분한 이유는 아니었다.


수학 공부는 재밌는데 시험 준비를 하다 보니까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공부 그 자체를 위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1]



왜 수학교육과가 아니라 일반대학원 수학과인가?


교과서에 나오는 수학교육론은 임용시험을 쳐야 되니까 믿음이 안 가도 믿어야 했다.

대기업 입사하려면 그 기업이 한 반사회적인 행동은 무시하고 혁신적이고 사회적 기여도 많이 하는 기업이라고 상상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임용시험에서도 수학교육 부분은 점수가 안 좋았다.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몇몇 지도 방법들을 발령을 받은 이후에 시도해봤지만, 학생들이 수학을 이해하는데, 거의 도움이 안됐다.

'아, 이게 거의 다 헛소리구나.' [2]

물론 의미 있는 연구도 있겠지만 '연구를 위한 연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다닐 때 수학은 재밌었다.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도 시험에 나오지 않을 부분을 공부하는 건 불안해서 할 수가 없었다.




왜 휴직까지 하면서 대학원을 가야 되나?


뭐 굳이 휴직까지 하면서 대학원을 갈 필요는 없다.

나는 대학 다니면서 휴학 한 번 해본 적 없고,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해외여행도 가보지 못했다.

군대 다녀와서 임용시험 하나만 바라보고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물론 즐겼다면 임용시험에 합격 못했겠지만...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순간부터 초중고 + 대학교 + 군대까지 단 한 번도 쉬어본 적 없이 달려와서 한 번쯤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가까운 곳 대학교는 이미 4년동안 다녔는데 또 다니고 싶지 않았다.

친구들 얘기를 들어봐도 교육대학원에서 별로 배우는 것도 없고 그냥 돈 주고 석사 학위 따는 느낌이라고 했다.[3]

누구나 가고 싶으면 다 가는 대학원은 가고 싶지 않았다.[4]




휴직하고 대학원 가면 대학 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어차피 복직할건데 좀 놀면서, 맘 편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시험을 위한 공부 말고 순수하게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5]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나 혼자만의 길을 만들어가겠어.

나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갈거야!

그래, 휴직하고 대학원을 가자!!!




그래서... 준비를 시작한다...



[1] 물론 그 스트레스로 다시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는 사람도 많이 봤다.

[2] 내 능력이 부족해서 충분히 활용을 못한 걸 수도 있다.

[3] 대학 입장에서도 교육대학원은 정원없이 최대한 선발해서 수익 사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4] 열심히 가르치고 열심히 연구하는 교육대학원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글은 내 경험과 생각 중심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5] 이런 꿈들이 깨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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