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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s

인구의 힘 - 폴 몰런드

pygmalion85 2022. 2. 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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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에서 하던 "이동진의 빨간책방" 을 많이 들었다. 영화평론가 중에 제일 유명한 사람인 것 같은 이동진의 박학다식한 모습이 멋있어보였고, 나도 이런 지적이 사람이 되고 싶었다. 불행히도 나는 이동진 만큼 책을 좋아하지는 않았고 그냥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ㅋㅋ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유튜브로 전환됐다가 결국 종영하게 됐다. 시대의 변화는 어쩔수 없다.

이동진이 출연해서 지적인 멋을 뽐내는 방송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언젠가부터 유튜브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를 진행하는 것을 알게 됐다. 빨간책방처럼 책 중심의 대화는 아니지만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동진 특유의 이야기 솜씨로 진행된다.

사실 빨간책방 때만큼 몰입감은 별로 없다.

최근에 파이아키아에 올라온 영상 중에 인구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여기서 소개한 책이 폴 몰런드가 쓴 '인구의 힘'이다.

최근에 'xx의 힘'이라는 책 제목이 유행하는 것 같다. 유튜브는 보다 말고 그냥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인구가 전부는 아니다

이런 류의 책은 대부분 특정한 어떤 요소가 역사의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 결정적인 이유라는 주장이 많다. 이 책도 그런 면을 주의하면서 읽으려고 했는데 저자가 책 초반에 미리 주의를 준다.

이 책은 인구가 운명의 일부이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산업혁명부터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까지 인구가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인구 구조에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저자가 알려준다.

앵글로색슨인의 어마어마한 번식력

영국은 산업혁명을 성공하고 1900년까지 전세계에 대영제국을 건설하고 이민을 내보냈다. 대량 이주가 발생했지만 한 세기 동안 4배 가까이 증가한다. 옆 동네 프랑스인구는 1800년까지만 해도 잉글랜드의 4배에 달했지만, 1900년에 이르면 잉글랜드보다 고작 1/4 많고 영국제도 전체로 따지면 오히려 더 적은 수준으로 인구가 급감한다. 유럽의 패권이 잉글랜드로 넘어간 이유가 오직 산업혁명의 결과가 아니라 잉글랜드의 인구 증가에도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영국에서 이민 간 앵글로색슨족이 건국한 나라로 파이브 아이즈로 불리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들 수 있다. 히스패닉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현재 미국의 가장 많은 인종은 백인이다.


실제 미국 백인 중에는 독일계가 제일 많다고는 하지만, 어쨋든 건국 초기에는 영국에서 건너온 앵글로색슨족이 제일 많았을 것이다.

스페인 제국도 대영제국만큼 대항해시대에 영향력이 어마어마했지만, 스페인에서 건너간 이민자가 건국한 나라로 꼽을 수 있는 나라는 없다. 그 원인으로 식민지로 건너간 스페인인의 수가 충분하지 않아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젊은 인구

영국이 인구 증가와 산업의 발달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처럼 유럽 대륙과 미국도 비슷한 길을 따른다. 20세기에 들어서면 영국의 인구 성장률이 감소하지만, 독일은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1913년에 독일 인구는 영국의 50% 이상 많은 수준이 된다. 독일이 1, 2차 세계대전에 패하기는 했지만, 영국, 러시아, 미국에 맞설만큼 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두 차례의 전쟁이 가능했다. 정확히는 젊은 인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소련도 1, 2차 세계대전의 중심에 있을 때는 젊은 인구도 많았지만 20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인구 증가율이 빠르게 감소한다. 부족해진 젊은 인구로 인해 전쟁을 할만한 사람이 없고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한 요인 중에 하나가 된다.

이 책에서는 20세기 초반에 빠른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미국에 맞설만큼 성장한 부분을 설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베이비붐이 일어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굉장히 빠르고 짧게 나타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을 보면서 데모가 일어나지 않는 원인을 종특이라고 쉽게 규정한다. 하지만 이 책의 논리를 대입하면 조금 다르게 설명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일본도 1960년대에는 데모로 몸살을 앓던 시기가 있다. 산리즈카 투쟁으로 인해 나리타 공항이 기형적으로 만들어졌을 정도다. 데모도 결국 젊은이들이 동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현재 일본은 세계 최고령 국가다. 우리나라도 민주화가 이루어진 시점이 정확히 베이비붐 세대가 한창 젊었던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건 젊은 세대 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 시기에는 젊은 세대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국가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은 소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만큼 많지는 않다.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적인 합계 출산율은 2020년에 0.84명을 기록한다.

https://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28

 

지방에 많은 지역이 인구 소멸 위험지역으로 지정됐는데 현재 출산율을 보면 대한민국 전체가 인구 소멸 위험지역이라고 해야 맞을듯 하다.

어쨌든 유럽 국가들 중 많은 곳이 인구 성장세가 둔화되지만, 덜 보수적인 나라에서는 전체적인 출산율이 혼외 출산으로 보완이 되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초저출산은 현대성, 개인주의, 여성 해방 등과 같이 늦은 결혼이나 결혼 포기로 연결되는 요소와 혼외 출산에 눈살을 찌푸리는 전통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그곳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ㅋㅋ
우리나라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아직도 혼인과 출산에 대해 보수적인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결국에는 해외 이민을 본격 받아들이고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사회가 될 것 같다. 미국에서 먼저 자리잡은 백인이 연봉이 높은 화이트칼라 업종에 종사하고 인민으로 유입된 유색인종이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 업종에 종사했듯이, 우리나라도 한국인은 고소득직종에 종사하고 이민자들이 저소득층을 형성하지 않을까?


https://www.moj.go.kr/moj/2412/sub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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